시계 - 기본상식
당연한 얘기지만 어디 기관 같은데서 공인 받은 전문가 아니고 걍 혼자 야매로 익힌 ㅈ문가입니다ㅋㅋ
시계질 접은 지도 꽤 된지라 기억 더듬어서 쓴 겁니다. 사실과 다른 점 있으면 지적해주세용.
시계는 크게 두 종류로 갈립니다. 기계식 시계(오토)와 전자식 시계(쿼츠).
오토는 전기 혹은 CPU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로지 제작자의 손기술과 태엽의 힘만으로 작동하는 시계임. 당연히 인건비가 뒤지게 비싸고, 문화적 가치가 높음. 쇳조각이 많이 들어가니까 무게도 묵직함. 흔히 명품 시계들은 다 여기에 해당됩니다.
쿼츠는 전기와 배터리의 힘으로 움직이는 시계. 세이코에서 처음 상용화됐을 1960년대 당시, 업계에서 쿼츠 파동이라고 불리는 센세이션을 일으켜 기존의 명품시계들을 거의 싹 다 사장시켜버리는 충격을 가져옴. (많이들 오해하는데 쿼츠를 처음 발명한 건 파텍임. 세이코가 상용화시킨 것일 뿐.) 오토 시계 중에 진동수가 거의 탑급에 속한다는 제니스의 엘 프리메로마저 동네 문방구에서 파는 배터리 시계 진동수에 게임도 안 됨. 쉽게 말해 졸ㄹ 정확함. 암튼 특성상 양산이 가능해서 값어치가 낮음. 시계 좋아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걍 다마고치 같은 거임. 물론 시계 관심 없는 사람이 쿼츠 시계 낀다고 무시하면, 무시한 ㅅㄲ가 ㅂㅅ임.
시알못도 알아볼 수 있는 두 시계의 가장 큰 차이는 초침임. 초침이 물 흐르듯이 흘러가면 오토, 탁탁 튕기듯이 끊겨 흐르면 쿼츠. 구별법 몇 개 더 있는데 귀찮ㅋ
쿼츠는 집어치우고 오토가 중요하니까 오토 얘기해 봄.
오토는 그 안에서도 두 가지로 갈림. 기준은 무브먼트에 동력을 전달하는 방식. 용두를 위로 감아서 밥을 먹이는 매뉴얼 와인딩. 이건 뭐 영화나 드라마 같은 데서도 자주 봤을 거임. 형님들이 떠올리는 그거 맞음.
시계 후면에 달린 로터(추)를 움직여서 태엽을 감는 셀프 와인딩. 시스루백 모델들 보면 백케이스 가장 바깥쪽에 부채꼴 모양 부품이 붙어있는데 그게 로터(추)임. 시계를 차면 중력 때문에 당연히 로터가 땅을 보게 되고, 일상생활 중에 팔을 움직이면 로터는 땅을 향한 상태로 시계만 움직여짐. 그 과정에서 태엽이 감기는 거임. 이해 못 하겠으면 걍 패스ㅋㅋ 요즘은 기본적으로 거의 다 로터가 달려서 나오는 모델이 절대다수인데, 앵간히 급 있는 시계들은 두 기능 다 가능함.
대충 요정도만 알아도 시계 종류 다 구별할 줄 알게 됨.
갠적으로 명품 시계의 기준은 크게 3개라고 봅니다. 역사성(정통성), 기능성, 심미성.
아무리 비싼 소재 써서, 예쁘게 만들고, 비싼 값에 팔아도, 역사 없으면 졸부 취급 받음. 대표적으로 위블로. 명품 시계임에는 분명하나, 항상 보면 ‘마케팅만 잘 하는 회사’, ‘졸부들의 워너비’ 이런 식으로 조롱 받음. 물론 누가 사주면 엎드려서 큰 절 올리고 충성 맹세함. 역사성은 브랜드마다 다르니 다음에 소개함.
기능성은 밑에 세 개가 젤 중요함.
시계 3대 컴플리케이션 기능
- 퍼페츄얼 캘린더(PerPetual Calendar)
보통 PPC라고 부름. 시계에 달력 기능이 있는 거임. 말 그대로 만세력(萬歲曆)입니다. 달이 30, 31 매번 그렇게 다른데, 그걸 굳이 수동으로 조정하지 않아도 시계가 알아서 맞춤. “CPU도 없는데 그게 가능하다고?” 그러니까 비싸지ㅋㅋ 만들 때부터 캐비노티에(시계 장인)가 그렇게 설정해서 만들어 놓은 거임. 그러니까 얼마나 머리 싸매고 계산하고, 한 땀 한 땀 정성 들였겠습니까? 본인이 들은 것 중에 젤 기억에 남는 건 IWC PPC 모델이었는데, IWC 회사 측에서 소개하기론 한번 맞춰놓고 시계 밥만 계속 준다는 가정 하에 2499년까지 날짜, 요일 오류 없이 흐른다고 함. 물론 당사 측 주장이긴 함ㅋㅋ2499년에 살아계신 형님은 확인 바람.
- 미닛 리피터(Minute Repeater)
시간 알려주는 기능임. 알람 기능 아님. 헷갈리면 안 됨. 시계에 특정 버튼을 누르면 시계에서 종소리? 비슷하게 나면서 시간을 알려줌. 옛날에 광산에서 일하던 광부들이 어두운 곳에서 시계를 읽기 힘드니 그걸 보완해주려고 만든 기능이라고 들었음. 소리는 24시간, 15분, 1분 단위입니다. 예를 들어, 오후 4시 46분이면, 띵x16, 띵똥(15분)x3, 땡(1분)x1. 이런 식임. 단위별로 울리는 소리가 다름. 글로 하니까 설명 못 하겠음. 걍 유튜브에 Patek Philippe minute repeater 검색해보십쇼.
- 뚜르비용(Tourbillon)
불어로 소용돌이라는 뜻입니다. 시계를 오래 쓰다보면 아무래도 중력의 영향으로 무브먼트의 고정된 부품들이 한쪽으로 쏠림. 그럼 시계 정확도에도 문제가 생김. 그 현상을 지연, 혹은 방지하기 위해 시계 내부의 모든 부품이 회전하도록 설계한 거임. 이게 만들고 보니 돌아가는 모양새가 예쁘기도 하고, 고급기술이라 자랑하고 싶기도 해서 다이얼 전면에 구멍을 뚫는 디자인이 나타남. 그러다보니 많이들 오해를 하는 게, ‘뚜르비용 → 다이얼에 구멍 난 시계’ 이런 명제임. 정확히는 반대임. ‘다이얼에 구멍 난 시계 → 뚜르비용’ 이게 맞는 거 입니다. 대표적인 반례로, 파텍필립은 뚜르비용 시계를 만들지만 절대 다이얼에 구멍을 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뚜르비용의 장점이자 단점, 모든 부품이 회전을 하다 보니 충격에 약함. 내구성 ㅈ망.
위의 세 기능은 시계에 탑재되는 순간 가격이 배로 뛰는 게 아니라, 과장 좀 보태서 뒤에 0이 하나 더 붙음. 보통 하이엔드 시계의 대표적인 기능들입니다. 나머지 기능들도 많은데 귀찮. 저 3개만 알아도 됨ㅋㅋ
심미성
마감(Finishing)
심미성은 이거 하나면 끝. 시계뿐만 아니라 어떤 제품도 마감이 구리면 없어 보임. 하물며 시계는 남성 럭셔리의 상징인데, 싼티 나면 끝장임. 사실 본인은 바쉐론이 파텍한테 못 이기고, 예거가 빅5에 못 미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마감 때문이라고 봄. 업계 1인자답게 마감 디테일이 아주 그냥 아트의 경지임. 이건 글로 설명하기 힘들고 구글에 앵글라쥐, 페를라쥐, 블랙 폴리싱 검색ㄱㄱ. 보고나면 영롱님 브로합니다~^^ 소리가 절로 나올꺼임.
시계 부위별 명칭
걍 보고 익히시면 됨.
도수체조 끝. 본편은 담에.